나의 이야기

떡볶이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또랑i 2012. 6. 17. 10:24

원래 떡볶이는 궁중에서 새해를 맞아 차례를 지낼 때 함께 올리는 음식이었다. 조선 후기 홍석모(洪錫謨)가 쓴 < 동국세시기 > 에서 떡볶이는 궁중에서 정월에 먹는 대표적인 요리라고 기록된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 떡볶이는 우리가 지금 먹는 것처럼 벌건 양념이 아니라, 가래떡을 기본으로 해서 쇠고기나 표고버섯 같은 육류와 채소를 넣고 간장으로 볶은 것이었다. 이것을 오늘날 우리는 '궁중 떡볶이'라 부르며 격식 있는 자리에 내놓는 요리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궁중 떡볶이는 잡채를 만드는 방식과도 유사해서 잡채에서 떡볶이가 유래됐다는 설도 있다.

 

궁중 음식 떡볶이는 이후 시대가 흘러 서민들 곁으로 바짝 다가온다. 1953년에 그 유명한 '마복림 떡볶이'가 등장하면서 고추장 양념의 떡볶이 시대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로서 떡볶이는 붉은색이란 고정관념이 생기기 시작했고, 길거리 음식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다.

 

게다가 이 떡볶이는 개발 계기도 매우 드라마틱하다. 당시, 가족들과 여럿이 중국음식점에서 짜장면을 먹던 마복림 할머니는 가게 주인이 건네준 개업 떡을 집어먹느라 손을 뻗었는데 그것이 그만 시아버지의 짜장면 그릇 속으로 떨어졌다. 할머니가 짜장 묻은 그 떡을 급히 건져서 먹어보니 의외로 맛이 너무 좋아서 춘장에다 고추장을 섞어 떡볶이 양념을 개발하고, 이것을 떡과 함께 볶아서 '마복림 떡볶이'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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