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중국은 기로에 서 있다. 지금 중국 경제는 막 끓어 넘칠 것 같은 압력솥 같다. 2002년 이후 매년 10%를 넘나든 고속 성장의 후유증이다. 지역 간, 계층 간 사회적 갈등도 확산되고 있다. 그 해결을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중국 경제가 더 이상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이라는 기관차를 잃어버린 세계 경제의 거의 유일한 대안이 중국이기 때문이다. 날로 커지는 중국의 소비력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실종된 세계 경제의 수요를 대신해 줄 것이란 기대가 높다. 하지만 만일 지금 중국 경제가 버블이라면, 그래서 그 버블이 꺼진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그런 의미에서 중국의 행보는 어느 때보다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달 24일 열리는 제2차 미·중 전략 경제 대화를 고비로 위안화 환율을 둘러싼 미·중 간의 갈등은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다. 올해는 또 중국의 제11차 5개년 경제개발계획이 끝나고, 내년부터 시작되는 제12차 경제개발계획의 틀이 나오는 해다. 올해 중국의 행마(行馬)가 향후 세계 경제의 판을 결정지을지 모른다.
우리는 희망과 두려움을 함께 보고 있다. 아직은 소수이지만, 일부 비관론자들은 중국 경제가 이미 손쓸 수 없을 만큼 버블의 꼭대기에 걸려 있다고 말한다. '닥터 둠'으로 불리는 미국의 투자 전문가 마크 파버(Faber)는 "주택시장 붐의 붕괴와 함께 중국 경제가 9개월~1년 안에 파국(crash)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만약 그의 예상이 맞다면, 세계 경제는 중국발 더블딥(double-dip)의 악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불과 4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미국과 중국 두 대국(大國)의 과열된 주택시장이 세계 경제를 연이어 위기로 몰아넣는 무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중국 경기가 버블의 위험을 넘어 연착륙에 성공한다면, 통화 가치 절상과 임금 상승을 통해 한 차원 높아진 중국의 구매력이 세계 경제의 믿음직스러운 구원 투수가 될 것이다. 중국의 왕성한 수요를 겨냥해 미국과 유럽, 일본의 공장이 다시 돌고, 아프리카·호주·남미의 광산들엔 밤늦게까지 불이 밝혀질 것이다. 이는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의미한다. 우리는 앞으로 한동안 중국이 주도하는 골디락스(Goldilocks) 시대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지금, 중국의 경제의 실상은 어떤가? 스티븐 로치(Roach) 모간스탠리 아시아 회장은 상당히 낙관적이었다. 그는 "간헐적인 자산 버블이 일어날 수 있지만 중국 정부는 이 문제가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전에 억제할 수 있는 충분한 대처 능력을 갖고 있다"며 "인플레이션도 향후 2~3년간은 3~3.5%를 넘어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오동(陶冬) 크레디트스위스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부동산 가격이 조정을 겪겠지만 폭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그는 중국의 출구 전략이 임박했고, 생각보다 강도가 셀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수주일 내로 위안화 절상에 나설 것이며, 금리 인상은 올해 중반부터 시작해 연말까지 네 차례에 걸쳐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연 5.31%인 기준금리가 내년까지 2.5%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