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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 전쟁에서 중국이 이길 가능성은 없다."

또랑i 2018. 9. 11. 17:21

미국 싱크탱크 'AEI' 데릭 시저스 선임연구원 인터뷰

데릭 시저스

"미·중 무역 전쟁에서 중국이 이길 가능성은 없다."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보수 성향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데릭 시저스〈사진〉 선임연구원은 본지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단언했다. 시저스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 전문가다. 미국 경제 분석 업체인 차이나 베이지 북(China Beige Book)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이며, 조지워싱턴대 외래 교수를 겸하고 있다.

"수출 규모 차이 너무 커"

그가 미국의 우세를 점치는 첫째 이유는 수출 규모 면으로 봤을 때 중국은 미국의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미(對美) 수출액은 지난해 기준 5056억달러(약 568조2900억원)에 달하지만, 같은 해 미국의 대중(對中) 수출액은 1304억달러(약 146조5700억원)밖에 안 된다.

두 나라 정부가 서로 보복 관세를 주고받을 경우, 수출량이 훨씬 많은 중국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또한 달러는 기축통화로, 위안화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미국과 중국의 상호 수출

이렇게 결과가 예상되는 승부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미국에 큰소리치는 이유에 대해 시저스는 "중국 정부는 그동안 (불공정한 무역 관계를 통해) 손쉽게 벌어들인 달러를 포기할 수가 없고, 이제껏 수차례 무역 마찰이 있었을 때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미국이 부드럽게 넘어가리라고 예상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만약 트럼프가 중국과 무역 전쟁을 본격화할 경우, 중국이 그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미·중 무역 분쟁의 향방은 순수하게 트럼프의 집요함(persistence)에 달려 있다"라고 했다.

시저스는 실제로 미국이 캐나다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개정을 위한 협상을 원하는 방향으로 종료할 경우, 곧장 중국에 대한 압박에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저스는 "유럽연합(EU)과의 협상에 이어 나프타까지 체결할 경우, 미국은 무역 파트너로서 중국의 존재가 그다지 필요 없다"면서 "미국은 현재 중국과의 전쟁을 위한 길을 닦고 있고 여러 나라와의 협상이 결실을 보는 대로 중국을 압박하는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美는 중국 수입품 대체 찾기, 中은 경제 개조가 관건"

미국도 피해가 없을 수는 없다. 최근 미국의 대표 자동차 기업 포드가 2019년부터 미국 시장에서 판매할 예정이었던 '포커스 액티브' 판매를 취소했다. 중국 공장에서 만들어 관세 폭탄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판 추석 명절인 중추절(9월 22~24일)을 앞둔 지난 8일 상하이에 달 모양의 대형 등이 세워진 모습.
 中, 무역전쟁 영향 물가 오름세 - 미국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의 데릭 시저스 선임 연구원은“미·중 무역 전쟁에서 중국이 이길 가능성은 없다”며“수출 규모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전쟁 영향으로 8월 소비자 물가가 2.3% 올랐다. 사진은 중국판 추석 명절인 중추절(9월 22~24일)을 앞둔 지난 8일 상하이에 달 모양의 대형 등이 세워진 모습. /AFP 연합뉴스

미·중 무역 전쟁으로 중국산 수입이 막힐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 시저스는 "중요한 것은 '중국 생산 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무엇이 대체할까'라는 점"이라며 "그 대체물이 미국에서 만든 물건일수록 미국의 장기적인 수익성은 훨씬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어떨까. 일본은 1985년 미국과의 무역 역조 해소를 위해 달러 대비 엔화 가치를 급속히 올리는 '플라자 합의(Plaza Accord)'를 체결했고, 이 조치로 일본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다.

시저스는 "일본의 진정한 실수는 플라자 합의로 엔화 가치를 올린 게 아니라, 국내 경제 개조에 실패하고 수출에 과도하게 의존한 것이다. 만약 중국이 자국 경제를 개혁하지 않는다면, 미국이 어떤 조치를 취하느냐에 관계없이 중국은 부국(富國)으로서 지위를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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