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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석이 지구 다른 곳에만 떨어졌어도…"

또랑i 2017. 11. 10. 19:03
지금까지 공룡이 지구 상에서 사라진 가장 큰 원인으로,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한 탓이라는 ‘소행성 충돌설’이 보편적으로 제시된다. 구체적으로는 폭 9km짜리 운석이 지금의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공룡 멸종엔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는 ‘위치’가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일본 도호쿠대학의 카이호 쿠니오와 오시마 나가 교수가 온라인 자연과학저널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7일 발표했다.

공룡 멸종에 운석이 충돌한 ‘위치’가 영향력이 컸다/ 픽사베이

‘소행성 충돌설’은 6600만년 전 운석이 지구에 충돌해 그 영향으로 하늘에 대량의 먼지가 발생하고 태양을 가려, 지구가 추워지면서 섭씨 10도까지 떨어져 생물이 살기 어려운 조건이 돼 대규모 멸종이 일어났다는 가설이다. 또 충돌로 인해, 지구 전체에 쓰나미와 지진이 발생했다. 지구 생태계가 무너지는 연쇄작용으로 이어지면서, 대륙·해양 동물의 75퍼센트가 멸종했고, 가뜩이나 쇠퇴기에 접어든 공룡은 더 이상 생존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칙술루브에 있는 대형 분화구/

구체적으로는 폭 9km짜리 운석이 지금의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떨어졌다. 이 때 생긴 칙술루브 지역의 충돌 분화구는 무려 폭 180km에, 20km 깊이의 규모다.

 

 

운석이 충돌한 지역은 탄화수소를 많이 포함했을 것이다. 그림에서 노란색과 푸른색이 탄화수소 함유량이 많은 지표면이다/ 가디언

그런데 도호쿠 대학 연구진은 이 지역의 탄화수소 응축량이 상당히 높은 것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유카탄 반도 일대의 탄화수소와 황산염 매장량을 측정해, 소행성 충돌로 이곳에서 성층권에 유입된 먼지와 황산염의 양이 어느 정도였을 지를 추산했다. 그 결과 운석이 유카탄 반도에 떨어지면서 대기권 상층부에 2억 3000만~23억 톤의 먼지를 일으키고, 이 탓에 대규모 멸종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지구를 냉각시켰을 것이라는 추론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대기권에 이 정도의 파급력을 발생할 수 있는 탄화수소를 갖고 있는 곳은 지구 표면 전체에서 13%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운석이 나머지 87%의 지표면에 떨어졌다면 공룡 대멸종이나 생태계 파괴는 일어나지 않 을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고생물학을 전공하는 카이호 교수는 “공룡은 운이 없었다”고 말했다. 소행성이 탄화수소와 같은 유기화합물이 덜 포함한 지표면과 부딪혔다면, 냉각이 일어나지 않거나 일어나도 미약한 수준이었을 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룡 멸종을 계기로 포유류가 더 왕성하게 번식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인류로서는 결과적으로 ‘이익’이 됐다는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10/201711100164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