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훈 논설주간
존 하이튼 미국 전략사령관 내정자가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북한이 결국 핵탄두를 탑재한 ICBM(대륙간탄도탄)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 최고위 담당자가 북핵 실전 배치를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북핵을 폐기시키려고 북한 정권을 망하게 할 수는 없다는 중국이 있는 한 북핵은 막을 수 없다. 북한이 이를 잘 안다. 북이 새로 개발한다는 로켓(대륙간탄도탄)도 한두 번 실패할지는 몰라도 결국 성공할 것이고, 위협적인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3~4기 실은 신형 잠수함도 결국 우리 눈앞에 등장할 것이다. 한·미 당국이 뭐라고 말하든 지금까지의 북핵 폐기 시도는 전부 실패했다. 미국이 최종적으로 공습을 포기하게 되면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미국과 북한의 직접 대화가 시작될 것이다. 미국은 북 정권을 관리 가능한 상태로 두어야 할 필요가 있고 북엔 국제 제재를 벗어나 한반도의 주도권을 본격 행사한다는 오랜 숙원이 있다. 협상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북 정권이 공고해지고 한·미동맹이 약화되는 추세가 생기는 것은 예상할 수 있다. 최선은 북핵 폐기와 미·북 수교, 유엔과 미·중 보장에 의한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이고 최악은 주한미군 철수 조건의 북핵 동결일 것이다. 그 중간 어디쯤이라고 해도 미국에 안보를 전적으로 의존해 살던 대한민국 국민들의 삶엔 격변이 불가피하다. 그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미국이 공습도 할 수 없고 미·북 협상도 실패하면 핵 국가들 사이에 낀 비핵국가로서 이리저리 치이면서 살아가야 한다. 느닷없이 닥치는 위협에 놀라기도 하고 매우 굴욕적인 상황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언제 터질지 모를 화산 옆에 사는 주민들 처지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때도 우리 사회의 불감증이나 여론 분열은 여전하겠지만 한반도 안팎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강도와 심각성이 지금과는 달라서 불안한 기류가 미세먼지처럼 우리 미래를 가릴 것이다. 그런 상황에 대해서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핵무장이나 전술핵 재배치 등도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주장 이상을 넘어설 수 없는 것이 우리 한계다. 우리는 그럴 수 있는 체제가 아니고 그럴 결의도 없다. 당장 전술핵 재배치에 미국이 동의한다 해도 주민 반대로 어디 갖다 놓을 곳도 없을 것이다. 재래식 군사 대비나마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하면서 앞으로 닥칠 일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그래도 시간은 우리 편일 것이란 희망을 갖는다. 마음의 준비를 해야 어려운 시기를 지날 수 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