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거지꼴 만들고 웃음이 나왔나
역병 중 웃음소리 들린 청와대… 우한코로나 방역 최악 실패국
신천지에서 멈춘 역학 조사… 중국 감염원 밝혀질까 두렵나
추경 앞서 대통령 사과해야
송평인 논설위원
역병이 돌 때는 조선시대 임금들도 함부로 웃지 않았다는데 우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던 날 청와대에서는 웃음소리가 크게 들렸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영화 ‘기생충’ 팀과 짜파구리를 끓여 먹으며 파안대소(破顔大笑)했다.
신천지 대구교회의 감염 실태가 드러나고 있으나 역학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신천지 교주 형의 장례식이 청도대남병원에서 치러진 사실을 고리로 양쪽을 관련짓는가 싶더니 흐지부지다. 질병관리본부는 감염자가 많아 검사와 치료에 주력하겠다고 한다. 추적해서 찾아봐야 감염원이 중국인이나 중국인으로부터의 2, 3차 감염자로 나온다면 정부만 곤란해지는 상황이다. 신천지에서 더 들어가고 싶지 않은 것이다. 중국으로부터의 입국 절차를 강화한 후에도 입국자가 10만 명을 넘었다. 60∼70%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잠재적 감염원으로는 천문학적일 정도로 많은 숫자다. 정부는 중국 입국자 중 20%가량이 한국인이고 이런 한국인이 오히려 더 ‘밝혀지지 않은 감염원’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도 한국인은 추적이 가능하다. 중국인은 추적이 어렵다. 방역을 아예 포기하면 모르되 방역을 한다면 이제라도 중국인 입국을 막아야 한다. 문 대통령은 뒤늦게 전문가 간담회라는 걸 열었다. 중국인 입국 금지 불가를 인정받기 위한 자리였다. 중국인 입국 금지를 수차례 건의한 대한의사협회는 간담회에 초청받지 못했다. 정부 눈치를 보는 전문가들은 우한 코로나가 너무 많이 퍼져버려서 중국인 입국을 막아도 소용없다고 주장했다. 왜 그렇게 많이 퍼져버렸는지, 어떻게 했어야 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추경은 해야 한다. 하지만 추경을 요구하는 자세가 고약하다. 중국 다음 가는 최악의 방역 실패에 사과 한마디가 없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 최고회의에서 우한 코로나 사태 악화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을 했다. 그것은 대통령 대신 할 수 있는 말도 아니고 회의석상에 앉아서 무성의하게 할 수 있는 말도 아니다. 추경에 필요한 돈은 국민 주머니에서 나온다. 문 대통령이 정중히 사죄하고 추경을 당부해야 한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