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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우편 요금이 어떻기에 트럼프가 뿔났을까

또랑i 2018. 10. 31. 16:17

0.45㎏ 소포 뉴욕→베이징 배송땐 50달러… 베이징→뉴욕땐 3.6달러
美, 만국우편연합 탈퇴 압박하자 이르면 내년 4월 요금제 변경키로

미·중 무역 전쟁이 50년 이상 유지돼 온 만국우편연합(UPU)의 국제우편 요금 체계까지 바꾸게 만들었다. 중국에 이롭고 미국에 손해 가는 것을 참지 못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UPU 요금제도가 중국에 유리하다고 주장하며 UPU를 탈퇴하겠다고 압박해 왔다.

바샤르 후세인 UPU 총국장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이르면 내년 4월 제도를 변경하기 위해 연구 보고서를 발주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문제 삼는 것은 4.4파운드(약 2㎏) 이하 국제 경량 우편물에 적용되는 '배달국 취급비(terminal dues)' 규정이다. A국(國)에서 B국까지 물건이 배달될 때는 통상 ①A국 국내 이동 ②선박·비행기·철도를 통한 국경 간 이동 ③B국 국내 이동 세 단계를 거친다.

UPU의 '배달국 취급비'는 이 중 ③번 단계에 적용된다. UPU는 회원국을 1그룹(선진국), 2그룹(준선진국), 3그룹(개도국), 4그룹(저소득국)으로 나눠 배달국 취급비를 차등 적용한다. 예를 들어 우편물을 보내는 A국이 2그룹, 받는 B국이 1그룹이라면, B국 국내 이동 비용(배달국 취급비) 중 일부분만 A국이 부담하고 나머지 부분은 B가 떠안는다. 조금이라도 잘사는 나라가 좀 더 부담해 국제 물류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다.

미국은 1그룹, 중국은 3그룹이다. 현행 UPU 시스템에서 중국은 미국 내 배송 비용 중 30~60%만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 마이즈너 아마존 부사장에 따르면 1파운드(0.45㎏) 소포를 뉴욕에서 베이징으로 배송할 땐 50달러(약 5만6000원)가 들지만, 베이징에서 뉴욕으로 보낼 때 드는 돈은 3.66달러(약 4100원)밖에 안 된다. 이 시스템하에서 중국이 국제 전자상거래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그간 끊이지 않았다.

한국은 2그룹이다. 이 때문에 3그룹 중국이 한국에 우편물을 보낼 때도 중국은 실제 드는 비용을 다 주지 않는다. 한국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2~3그룹 혹은 3~4그룹 간 거래 시엔 잘사는 나라의 비용 부담이 크지 않지만, 3~4그룹 국가와 1그룹 국가 간 거래엔 1그룹 국가의 부담이 폭등한다"고 설명했다.

UPU 규정이 바뀔지는 두고 봐야 한다. UPU 의안은 192개 회원국 중 과반이 참석해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가결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이 UPU를 탈퇴하면 다른 국가도 연쇄 탈퇴해 글로벌 우편 전쟁이 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0/31/201810310019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