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없애는 파견법

고용노동부가 파리바게뜨 본사에 제빵사 5378명을 직접 고용하라고 지시한 사안은 작은 해프닝에서 출발했다. 제빵사를 교육하고 파리바게뜨 측에 공급하는 협력사 H사 소속 임모씨는 신입 제빵사 교육을 맡는 10년 차 베테랑이다. 10주 동안 교육을 받고 가맹점에 온 신입을 최대 4주간 현장 교육시키면 월급(평균 250만원) 말고 1인당 10만원씩 성공 수당을 받는다. 그런데 지난 3월 그전 1년간 교육을 마친 제빵사 중 배정받은 점포에서 3개월 이내에 다른 데로 옮기거나 그만둔 인원이 있다면 기존에 줬던 수당 10만원 중 50%를 반납하라고 통보하면서 앙금이 싹텄다. 교육 효과를 높이겠다는 취지였으나 파장은 달랐다. 임씨의 경우 그가 교육한 제빵사 중 2명이 이 조건에 해당해 10만원을 반환했다. 저녁 늦게까지 교육에 열을 다했던 그는 기분이 상했다. 이게 과연 정당한 건지 속상하고 궁금해서 정치권에 호소했다. 정의당 담당자는 들어보니 수당 반환 문제와 별개로 제빵사 고용 구조에 불법 파견 소지가 다분하다는 걸 알아채고 노동부에 조사를 의뢰했다. 결론은 모두가 아는 대로다.
파리바게뜨가 불법을 저질렀다는 노동부 해석은 따져볼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파견법(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본사가 업무를 지시하고 통제하는 직원(제빵사)이면 협력 업체를 거쳐 파견(우회 고용)받지 말고 직접 고용하란 취지를 담고 있다. 근로자 권익 보호 차원이다. 2007년 법이 그렇게 바뀌었지만 파리바게뜨는 이후 10년간 기존 관행을 고치지 않았다. 품질을 관리하기 위한 노력이 그런 식으로 비화될 것이란 생각을 하지 못했다. 뒤늦게 노동부가 이를 지적했지만 그 시점이 공교롭게 정권 교체 이후라 논란을 부르고 있다.

이런 사달이 난 배경에는 지나치게 복잡하고 비현실적인 파견법이 자리 잡고 있다. 단적으로 한식·양식·중식·일식 조리사는 파리바게뜨가 해온 방식으로 파견해도 되는데 제빵사는 안 된다. 제빵사들도 이게 파견법 위반인지 그동안 몰랐다. 그래서 하태경 의원처럼 "제빵사도 파견이 가능하다고 한 줄 추가하면 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파견법은 본래 의도와 달리 기업의 고용을 위축시키고 노동자의 취직을 어려워지게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정부는 파리바게뜨 제빵사를 직접 고용하라고 윽박만 지를 게 아니라 이번 기회에 파견법을 손질해 현실에 맞게 정비하는 작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0/24/201710240321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