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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긴 겨울이 왔다"...
또랑i
2017. 8. 30. 18:18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THAAD) 보복은 시진핑 시대의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기준)로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중국시장 판매량은 지난해의 반토막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급기야 부품 조달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중국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현지 부품업체가 30일 부품을 다시 공급하면서 중국공장 가동이 재개되기는 했지만, 이런 일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는데 이번 사태의 심각성이 크다.
현대차의 이같은 악전고투는 언제까지 지속돼야하는걸까. 학계와 자동차업계, 증권업계 애널리스트 등의 전문가들은 사드 보복에 따른 중국 시장에서 고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새로운 시대에 맞춰서 현대차 스스로 중국시장 대응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 중국시장 가동 중단...이익에 큰 영향 없어
현대차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는 지난주부터 베이징 1~3공장(연 생산능력 105만대)과 창저우 4공장(30만대) 가동을 잇달아 중단했다. 이번 사태는 베이징현대에 플라스틱 연료 탱크를 독점 납품하는 프랑스·중국 합작사 베이징잉루이제가 부품 대금 지급을 4개월 지연했다는 이유로 납품을 거부하면서 촉발됐다. 베이징잉루이제에 밀린 부품 대금 규모는 1억1100만위안(약 189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중국공장 가동 중단은 일시적인 것으로 매출과 손익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판매량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재고가 많은 상태라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한 물량 공급 차질은 거의 없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생산차질에 따른 손실은 60억원 수준으로 보인다"며 "본질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치이슈로 악화된 현지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드 배치 여파에 따른 현대차의 판매량 감소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정치적 이슈로 촉발된 판매량 감소라 중국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 변화 이외에는 뾰족한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 이 때문에 개별기업인 현대차가 대응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 이미 중국에 165만대 생산 설비를 갖춰놓은 상태라 섣불리 동남아나 중동 등으로 생산 공장을 이전하는 생산공장 다변화를 꾀하기도 어렵다.
김수욱 서울대 교수(경영학과)는 “중국시장 판매량 감소는 정치적 이슈로 발생한 만큼 개별기업이 대응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며 “현대차가 중국을 벗어나 생산공장을 다변화를 하고 싶어도, 부품업체의 경우 비용구조나 수익구조 자체가 취약해 실제로 실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글로벌 투자자 “현대차 중국 사업 가치는 제로”
사드보복 이전부터 독일과 일본차와 경쟁에서 밀려 점유율이 하락세를 그려왔기 때문이다. 브랜드 이미지와 품질에서 독일차나 일본차보다 떨어지고, 저가차량 시장에선 품질면에서 빠른 속도로 치고 올라오는 중국차에게 점유율을 내줬다.
미국계자산운용사인 얼라이언스번스타인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자들은 장기적으로 현대차의 중국 사업가치를 제로로 보기도 한다”며 “다행히 베이징현대가 합작회사 형태이기에 중국에서 수익을 전혀 내지 못하더라도, 현대차 전체 (차량, 금융, 기타 부문 포함) 손익의 5% 정도만 영향일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계 증권사 한 관계자는 “중국시장에서 장기적인 경영전략이 필요한 시기에 현대차 경영진들은 단기 판매 실적에만 집착했다”며 “SUV 라인업을 갖추지 못하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실패한 것이 지금의 상태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 영업망 붕괴 등 사드 문제 해결 이후가 더 문제
사드 문제 장기화에 대비해 장기적인 플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만약 내년말까지 사드 보복 여파로 판매량 감소가 이어진다면 영업망과 애프터서비스(AS)망은 무너지게 된다. 사드 문제가 해결돼도 이전 상태로 판매량을 회복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 협력업체들이 현대차나 정부 지원없이 1년 이상 버티기는 어렵다. 현대차는 위기 극복이 가능하지만 협력업체들이 생존하지 못하면서 자동차 생산 차질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현대차가 사드 문제와 관련해 장기적인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공장의 생산 노동자를 일부 정리해고해 비용을 줄이고,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면 할수록 재고만 쌓이고 판매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현재 2만5000여명의 중국 생산 노동자를 유지할 수 없다. 이 경우 중국 정부도 생산직 노동자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자동차학과)는 “사드 문제가 앞으로 1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장기적인 플랜을 짜야한다”며 “가동률이 떨어진 중국 공장의 노동자들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을 시작해야 사드 문제 해결 이후에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본 체력을 강화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구개발(R&D)투자를 틀리고 품질과 브랜드이미지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판매량이 감소했지만, 그럼에도 중국 소비자가 살 수 있는 차를 만들어야 한다”며 “독일이나 일본차와의 기술력 격차를 극복하는 방법 이외에는 현대차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중국시장 판매량은 지난해의 반토막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급기야 부품 조달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중국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현지 부품업체가 30일 부품을 다시 공급하면서 중국공장 가동이 재개되기는 했지만, 이런 일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는데 이번 사태의 심각성이 크다.
현대차의 이같은 악전고투는 언제까지 지속돼야하는걸까. 학계와 자동차업계, 증권업계 애널리스트 등의 전문가들은 사드 보복에 따른 중국 시장에서 고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새로운 시대에 맞춰서 현대차 스스로 중국시장 대응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 중국시장 가동 중단...이익에 큰 영향 없어
현대차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는 지난주부터 베이징 1~3공장(연 생산능력 105만대)과 창저우 4공장(30만대) 가동을 잇달아 중단했다. 이번 사태는 베이징현대에 플라스틱 연료 탱크를 독점 납품하는 프랑스·중국 합작사 베이징잉루이제가 부품 대금 지급을 4개월 지연했다는 이유로 납품을 거부하면서 촉발됐다. 베이징잉루이제에 밀린 부품 대금 규모는 1억1100만위안(약 189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중국공장 가동 중단은 일시적인 것으로 매출과 손익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판매량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재고가 많은 상태라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한 물량 공급 차질은 거의 없다.
- ▲ 현대차의 중국 베이징 2공장 생산라인. /현대차 제공=조선일보DB
사드 배치 여파에 따른 현대차의 판매량 감소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정치적 이슈로 촉발된 판매량 감소라 중국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 변화 이외에는 뾰족한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 이 때문에 개별기업인 현대차가 대응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 이미 중국에 165만대 생산 설비를 갖춰놓은 상태라 섣불리 동남아나 중동 등으로 생산 공장을 이전하는 생산공장 다변화를 꾀하기도 어렵다.
김수욱 서울대 교수(경영학과)는 “중국시장 판매량 감소는 정치적 이슈로 발생한 만큼 개별기업이 대응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며 “현대차가 중국을 벗어나 생산공장을 다변화를 하고 싶어도, 부품업체의 경우 비용구조나 수익구조 자체가 취약해 실제로 실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글로벌 투자자 “현대차 중국 사업 가치는 제로”
사드보복 이전부터 독일과 일본차와 경쟁에서 밀려 점유율이 하락세를 그려왔기 때문이다. 브랜드 이미지와 품질에서 독일차나 일본차보다 떨어지고, 저가차량 시장에선 품질면에서 빠른 속도로 치고 올라오는 중국차에게 점유율을 내줬다.
미국계자산운용사인 얼라이언스번스타인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자들은 장기적으로 현대차의 중국 사업가치를 제로로 보기도 한다”며 “다행히 베이징현대가 합작회사 형태이기에 중국에서 수익을 전혀 내지 못하더라도, 현대차 전체 (차량, 금융, 기타 부문 포함) 손익의 5% 정도만 영향일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계 증권사 한 관계자는 “중국시장에서 장기적인 경영전략이 필요한 시기에 현대차 경영진들은 단기 판매 실적에만 집착했다”며 “SUV 라인업을 갖추지 못하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실패한 것이 지금의 상태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 영업망 붕괴 등 사드 문제 해결 이후가 더 문제
사드 문제 장기화에 대비해 장기적인 플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만약 내년말까지 사드 보복 여파로 판매량 감소가 이어진다면 영업망과 애프터서비스(AS)망은 무너지게 된다. 사드 문제가 해결돼도 이전 상태로 판매량을 회복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 협력업체들이 현대차나 정부 지원없이 1년 이상 버티기는 어렵다. 현대차는 위기 극복이 가능하지만 협력업체들이 생존하지 못하면서 자동차 생산 차질은 불가피하다.
- ▲ 2015년 열린 중국 충칭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는 정의선 부회장/현대차 제공
이호근 대덕대 교수(자동차학과)는 “사드 문제가 앞으로 1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장기적인 플랜을 짜야한다”며 “가동률이 떨어진 중국 공장의 노동자들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을 시작해야 사드 문제 해결 이후에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본 체력을 강화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구개발(R&D)투자를 틀리고 품질과 브랜드이미지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판매량이 감소했지만, 그럼에도 중국 소비자가 살 수 있는 차를 만들어야 한다”며 “독일이나 일본차와의 기술력 격차를 극복하는 방법 이외에는 현대차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