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미국 슈퍼마켓 때문에 사라지는 직업
신기한 미국 슈퍼마켓 때문에 사라지는 직업
유통업체 아마존이 만든 혁신적인 슈퍼마켓 '일자리 킬러'
미국 최대 유통업체 아마존 무인계산 마트
물건 들고 나오기만 해도 계산
일자리 문제 무역 아닌 기술과 싸워야
지난 5일 미국 뉴욕포스트 기사에 등장한 표현입니다. 이 별명의 주인공은 '아마존고(amazon go)'. 미국 최대 유통업체 아마존이 새로 내놓은 슈퍼마켓 이름입니다.
아마존고 매장에서는 물건을 들고 나오기만 하면 계산이 됩니다. 계산대에 줄을 서거나 계산원을 만날 필요가 없습니다. 미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 같지만 내년 초 미국 시애틀에 첫 매장이 생깁니다.
물건 집었다가 내려놓는 것까지 감지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등에 관련 앱을 깔고 들어가면 아마존고 매장 입구에 설치된 센서가 감지합니다. 물건을 집었다가 내려놓은 뒤 다시 집어 들어도 계산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물건을 들고 센서가 설치된 출구를 지나가면 스마트폰 등에 설치된 아마존닷컴 계정에서 결제가 됩니다.
아마존은 '줄을 서거나 계산대를 갈 필요가 없다(No lines, no checkout)'이라고 홍보했습니다.

아마존고 매장 광고화면 캡처
아마존 고객에게는 희소식입니다. 하지만 관련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비극적인 소식입니다. 미국 경제 매체 쿼츠와 월스트릿저널 등은 "계산과 관련된 일자리 수백만개를 없앨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뉴욕포스트는 5일 머릿기사로 '일자리의 종말(the end of job)'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습니다.
미국 노동통계청은 미국 내 식료품 매장 계산원은 85만6850명이라고 밝혔습니다.(2015년 기준).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런 자동화 시스템이 자리잡으면 식료품 매장 뿐 아니라 다른 소매점에서 일하는 계산원 약 350만명이 장기적으로 직업을 잃을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아마존이 미국인에게 맞설 차세대 일자리 킬러를 소개했다'라는 제목으로 아마존고(amazon go) 매장을 보도했다.
출처 : nypost.com일자리 '무역' 아닌 '기술'과 싸우는 시대
선거기간 중 트럼프 당선인은 "해외로 빠져나간 일자리를 미국으로 돌려놓겠다"라고 공약했습니다. 이를 위해 세금을 깎아주고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했죠. 미국 기업들이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멕시코나 중국으로 옮긴 생산기지를 다시 미국으로 되돌리겠다는 겁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2013년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물건을 생산하면서 미국 내 일자리 320만개가 사라졌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아마존고가 등장하면서 일자리 문제는 패러다임이 아예 바뀌었습니다. 일자리가 국경을 넘나드는 '무역' 수준을 넘어 '첨단 기술'과 경쟁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아마존고가 등장했다고 해서 계산원 일자리가 하루 아침에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내년 초 만들어질 아마존고 매장도 실험적인 성격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기존 산업이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과 접목하면 노동시장에는 큰 변화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성향이 서로 다른)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부터 벤 사스 상원의원까지 모두 한 목소리로 '기술 발전이 미국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무역체제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말한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세계경제포럼은 15년 안에 일자리 500만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고, 경제협력기구(OECD) 국가 절반 이상이 자동화로 일자리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고 합니다(시티프로젝트).
아마존고는 정말 '일자리 죽이기'의 대표 선수가 될까요? 밝은 음악과 함께 소개된 광고 속 아마존고 매장을 신기하게만 볼 수 없는 이유입니다.
글 jobsN 감혜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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