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고트족

또랑i 2017. 1. 25. 21:19

 

세계역사는 위기를 기회로 만든 영웅들의 전기다. 반면에 칼자루를 잡고도 등신 같은 처신에 신세 조지고 나라 망친 자들이 나오는 무대위기도하다.

 

위대한 황제는 당장 눈앞의 이익만은 계산하지 않는다. 지키지 못할 약속을 쉽게 하고 비싼 대가를 치룬 황제가 있다. 결국 자신도 불타죽고 나라 망친 로마의 발렌스 황제(재위328~378)가 당사자다.

 

시대가 인재를 부를 때는 적절히 대처하는 인물은 영광을 누리나 그렀지 못한 경우에는 비참한 최후가 기다릴 뿐이란 게 인류역사다.

 

서로마가 망하게 된 데는 작은 일로 시작했다. 훈족이 로마국경 밖의 서고트족을 침략에서부터다. 고트 족은 게르만 민족. 지금의 독일이다. 미국의 트럼프 신임대통령은 고트족. 게르만 민족의 후예로 보면 된다.^^^

 

서고트족을 침략한 훈족은 전쟁을 산업으로 하는 전사 종족이다. 잔인한 이들이 노략질한 뒤끝은 시체만 쌓였다. 남녀노소. 어린애 가리지 않고 죽었다.

 

서고트족이 로마황제에 보호를 요청했다. 대가로 고트족을 훈족과 전쟁에 앞장선단 조건이다. 물론 발렌스황제는 수락했다. 협정서에 사인한 서고트족은 로마 영토내로 이주하기로 하고 민족 대이동이 시작됐다.

 

수십만의 서고트족이 도나우 강(다뉴브 강)을 건너 트리키나로 들어갔다. 이들이 도나우 강을 건널 때부터 문제는 생겼다. 강수심이 평균9m로 깊었고 물살은 셌다. 도나우 강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던 고트족은 작은 뗏목으로 강을 건너면서 수많은 사람이 희생된다. 그러나 이 불행은 시작이었다.

 

트리키나총독 루피 키 누스는 발렌스 황제의 협정과는 달리 행동했다. 많은 희생을 치르고 강을 건넌 고트족을 탄압했다. 식량을 나눠주는 게 아니라 고향을 떠날 때 가지고온 돈이 될 만한 재물은 빼앗고 여자와 어린애는 노예로 팔았다. 공짜로 삶은 호박이 덩굴 채 굴러 들어온 걸로 여겼다.

 

훈족의 약탈을 피해 로마에 보호를 요청한 고트족의 무능을 조롱하며 무기휴대를 금하고 보호지대를 벗어나면 즉결 처형했다.

 

칼자루 쥐었다고 약속을 어긴 발렌스 황제가 비싼 대가를 치루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게르만족을 무지렁이 취급하고 탄압한 건 너무 모르는 처사였다. 그들은 무능하지 않았다. 숨겨둔 무기로 어느 날 불시에 공격당한 트리키나총독과 수비대는 전멸했다. 그들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민족이었다.

 

트리키나가 고트족 수중에 떨어지자, 강 건너편 모든 야만족이 도나우 강을 건너와 합류했다. 거기다 훈족까지 가세하니 로마는 무시할 수 없는 내란세력이 생겼다.

 

우매한 지도자는 우호세력을 적으로 돌린다. 위기에 처할 때 마다 위험을 무릅쓰고 구해준 우군을 내치고 엉뚱한 쪽에 호 홉을 맞추다 추락한 등신황제는 서양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로마로 진군하는 고트족을 정벌하러 로마황제가 30만 병력을 이끌고 출병했다. 아드리아 노폴리스서 쌍방이 맞부딪쳤다. 평소 같았으면 그 정도 병력이면 진압됐으나 협정을 배신당한 고트족은 죽기 살기로 전투에 임했다.

 

결국 패색이 짙어지자 발렌스 황제는 도망쳤다. 외진 산속의 오두막에 숨었다. 추격한 적은 발렌스가 숨은 오두막에 장작을 쌓았다. 비겁한 황제는 끝까지 자질을 숨길 수 없었다. 황제가 “로마황제 여기서 불태워 죽는 구나”라고 쓴 옷 조각을 밖으로 내던졌으나 구해주기는커 냥 야유만 돌아왔다.

 

발렌스 황제의 구조요청 옷 조각은 로마의회에 전해졌다. 이를 창피하게 여긴 의회는 황제의 죽음을 화살에 맞아 죽은 걸로 했다. 더 이상 방어할 로마수비군도 남아 있질 않았다. 의회는 성문을 열고 고트족에 항복했다.

 

당장 눈앞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신의를 버리면 우군이 적으로 변하는 재앙이 된단 걸 로마역사가 증언한다. 위기에서 기회를 찾아 자기 갖은 것을 활용한 게르만 민족은 로마제국을 정복했다.